[2012년을 묻는다] "세계의 인재와 돈 끌어모을 한국 기업 곧 나온다"[조선비즈]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시대의 흐름을 탔다. 처음 게임을 만들었을 때 소니·닌텐도 같은 콘솔 업체가 만든 게임을 보며 절망했다. 몇명이 모여 뚝딱 만든 우리 게임과 수백억원을 들여 수천명이 만든 게임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그러나 사람들이 소니 게임기 대신 PC를 붙잡고 인터넷을 했다. 온라인 게임이 이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실력보다는 시대가 우리 쪽으로 흘렀다."
실력보다는 시대가 만들어 주었다는 부분에서 인상 깊었다. 창투사(창업투자회사)에서 투자를 할 때 회사마다, 심사역마다 다양한 기준이 있지만 그 중에 하나가 market이 어떠한 지를 가장 중요시 여기는 분들이 있었다. 무조건 클 시장은 실력보다 빠르게 진입하는 속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최고의 실적을 내는 상황인데 위기를 생각해 본 적은 있나.
"매일 두려워 잠이 오지 않는다. 사람들이 PC를 외면하고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열광한다. PC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확 줄었다. 아무리 좋은 게임을 만들어도 시대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다. 나와 넥슨 가족이 잘하는 일은 PC 앞에서 인터넷을 이용하는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스마트폰·태블릿용 게임을 잘 만들 수는 없다. 10여 년 전 소니가 했던 고민을 지금 우리가 한다."
넥슨 같은 대기업도 매 순간이 위기임을 자각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넥슨도 다양한 계층을 위한 게임을 많이 만들어서 지금의 성공을 이뤘지만 마켓 자체가 다른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제대로 이해하기엔 쉽지 않을 것 같다. 이에 특화된 새로운 팀이나 인재를 뽑던지 그러한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방법이 있을 것 같다.
―KAIST에서 창업 강의를 했다.
"후배들에게 '너희는 놀아도 취업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취직해서 돈 벌겠다는 생각을 버리고 수천명에게 월급을 주는 사람이 되라'고 부추겼다. 성공인 듯하다. 수강생 가운데 당장 창업하겠다는 팀이 2개 나왔다. 학생들에게 기능적으로 뛰어난 사람보다는 오래 같이 즐겁게 일할 사람과 같이 창업하는 편이 좋다고 말했다. 창업 후 빨리 회사를 팔 생각이면 실력이 뛰어난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길게 본다면 다르다."
포스텍에도 졸업하고 사업을 하시는 분들이 나중에 창업에 대한 강의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단편적인 강연은 ENP(Entrepreneurs' Network of POSTECH)가 주최하는 기업가 정신 강연 등이 있지만 직접적으로 수업과 연관된 것들이 생기면 확실히 더 많은 학생들이 창업에 관심을 가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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